울산은 지난 2004년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생태산업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생태도시 원년'을 선포하면서 친환경도시의 기반을 구축했다. 울산은 60~70년대 고도의 산업성장기를 거치면서 빚어진 산업화와 도시화의 부작용으로 80년대까지 공해도시의 불명예를 안았다.
울산시는 공해도시의 불명예를 벗기 위해 지난 10여년 동안 수 조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쏟았다. 생태산업도시 건설을 앞당기기 위해 기존의 사후관리 중심의 환경시설 투자와 하천정화활동 수준에서 벗어나 환경과 경제의 상생을 추구하는 새로운 산업시스템까지 도입,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결과 울산은 공단지역의 대기오염과 하천 수질오염, 토양오염 등의 부작용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친환경 생태공원 조성을 통해 전국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다 울산시는 지난 2004년 12월 발족한 '동아시아 경제교류 추진기구(OEAED)' 환경부회의 '한국 간사도시'로 선정돼 국제환경회의를 주도하는 등 국제적인 협력·경쟁력도 확고히 다지고 있다.
울산의 젖줄 태화강은 '생태산업도시 울산'의 상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 십년간의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의 부작용으로 '죽음의 강'으로까지 전락했던 태화강에서는 최근 수영대회가 열리고, 연어떼가 돌아오면서 울산은 물론 전국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태화강은 울산시민들의 자긍심이자 국내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모델로까지 부상했다.
태화강은 강남·북지역으로 급속히 팽창한 도시화의 부작용으로 한 때 '미래가 없는 하천'으로까지 인식됐다.
그러던 태화강이 각계의 노력과 시민들의 재정으로 최근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태화강이 50~60년대의 풍요로움을 되찾기 위해서는 아직도 곳곳에 도사린 암초를 제거해야 한다.
태화강은 유지용수 부족으로 갈수기 때마다 바닥을 드러내는가 하면 수시로 유입되는 생활오수 오염, 호소화로 인한 적·녹조 현상 등의 부작용을 여전히 앓고 있다.
최근에는 도심의 대표적 샛강인 무거천이 각종 생활오수 유입에 따른 심각한 수질오염을 겪으면서 본류인 태화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거천 오염은 대대적인 생태하천 조성사업과 함께 태화강 복류수 공급 등의 노력을 한 순간 물거품으로 만든 결과를 초래했다. 태화강과 지천의 오염은 일시적인 사고가 아니라 가정오수관 차집 불량에서 비롯된 근본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생활오수 유입이 계속될 경우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울산시는 임기응변식의 단기적인 처방 수준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생활오수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종합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최근 울산은 서울의 한 여행사에서 관광상품으로 판매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생태산업도시 울산 건설의 핵심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태화강. 그러나 태화강이 지천으로부터 유입되는 생활오수 차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언제 또 다시 죽음의 강으로 변모할 지 모른다.
울산은 행정, 기업, 시민 등 모든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애정에 힘입어 친환경 생태산업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것은 물론 '한국형 생태산업도시 모델 구축'의 야심찬 프로젝트까지 추진하고 있다. '생태도시 울산'의 상징으로 부상한 태화강은 이제 울산시민 뿐 아니라 전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울산시는 급속한 도시화의 그늘을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는 하천 수질오염 사고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박정훈 자치행정부 사회팀 차장 jhpark@ksilbo.co.kr [2006.11.21 2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