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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둔치의 콘크리트 호안을 제거한 자리에 풀이 뒤덮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 콘크리트 호안 걷어내고 자연석·물억새등 심어 복원
태화강 4개 보에 하천생태통로 설치…식생대 조성도
갈대·꽃창포 활짝 핀 습지 시민 친수공간 변모 예감
울산의 랜드마크 태화강이 하천 본래의 자연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하천으로 제 모습을 찾아 가고 있다.
딱딱한 콘크리트 제방을 걷어내고, 나무, 풀, 돌, 흙 같은 자연재료나 생태재료를 최대한 이용해 하천의 자연 형태에 가깝게 가꾸는 태화강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이 착실히 추진되는 결과다.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은 하도, 저수로 등 하천의 물리적 기반을 자연형으로 복원해 수질개선을 위한 자정기능과 동·식물 서식처로서 생태적 기능, 심미적 공간으로서 친수기능을 제고해 '살아 숨쉬는 맑고 깨끗한 하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파괴된 하천의 생물 서식처를 복원하고, 자정능력을 높이며, 나아가 친수공간을 조성해 사람과 생물이 어우러지는 자연환경으로 거듭나게 된다. 또한 도시화·산업화로 훼손된 하천을 본래 하천이 가졌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부분적이나마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화강 자연형 하천정화사업
태화강의 수질개선을 위한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은 태화강 퇴적오니 준설과 하도정비 공사부터 시작됐다.
시는 2002년 8월부터 국·시비 등 총 349억원을 들여 태화강 삼호교∼방사보(8.8㎞) 구간에 퇴적오니 준설과 저수호안을 축조하는 태화강 하도정비 및 오염하천 정화사업에 들어가 4년 5개월여의 공사 끝에 지난해 2월 최종 완료했다.
시는 이 구간 하천 바닥에 지난 수십여년간 퇴적된 깊이 50㎝ 이상의 퇴적오니 66만㎥을 걷어냈다. 또 하류 4.6㎞ 구간에는 저수호안을 축조했다. 수생식물이 자라는 침수방틀 설치(2.62㎞), 섬유돌망태 및 수생식물 식재(0.56㎞) 등의 수변도 정비하고, 수변구역에 갈대, 부들, 영산홍, 노랑꽃창포 등의 수생식물을 식재했다.
이 사업으로 오염된 퇴적물 속에 함유돼 있는 질소와 인 등 염양염류가 제거돼 태화강의 수질은 사업 시행 전 3~4등급에서 2등급(2.8ppm)으로 현격히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더불어 둔치에 자전거도로 등 친수공간이 대폭 확대되면서 태화강이 살아 숨쉬는 강으로 시민 품에 안기게 되는 계기가 됐다.
시는 생태하천으로 변모하고 있는 태화강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내고 자연친화적인 호안으로 모두 교체해 나가고 있다. 2006년에는 태화강 대숲 생태공원 앞 1416m가량의 호안을 걷어낸 뒤 자연석과 물억새, 갯버들 등을 심어 태화강의 옛모습을 복원했다.
시는 올해 6월까지 54억원을 들여 콘크리트 호안으로 남아있는 태화강 중·남구 양쪽 구삼호교에서 명정천 유입지점까지 기존호안을 걷어낸 뒤 자연친화적 호안으로 바꾸는 등의 2단계 태화강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남구 지역 구삼호교에서 명정천 유입지점까지 기존 호안 1660m(중구 675m, 남구 985m) 제거 및 새 호안 설치, 호안 신설 600m(남구 취수탑 좌우 300m) 등 총 2260m 구간에 자연형 호안이 설치된다.
기존 호안은 토양생태계의 물질 순환이 가능토록 콘크리트 블록 제거 후 식생 메트 공법으로 수변식물을 식재하고 신설호안은 대나무 정비 등 자연형 하천 등으로, 콘크리트 계단 등은 목재 침목 계단 등으로 각각 조성된다.
이와 함께, 남구지역 강변로 하부 와와삼거리에서 태화강 둔치까지 길이 3290m, 너비 2m의 수변관찰로가 조성되고, 태화강에 설치된 18개 보 가운데 4개 보(3개보 설치 완료)에 하천생태통로(어도)가 설치된다.
◇회야·무거·여천·약사천도 자연형 하천으로
시는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울산시민의 주 상수원인 회야강의 집수구역인 울주군 웅촌면, 양산시 웅상읍 지역으로부터 유입되는 오염원의 수질개선과 깨끗한 상수원수 확보를 위해 회야댐 상류에 인공습지를 조성하는 회야강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을 완료했다.
이 사업에는 총 사업비 11억원이 투입돼 11만9500㎡의 면적에 인공습지가 설치됐다. 또 갈대와 애기부들, 부처꽃, 꽃창포 등을 식재해 댐으로 유입되는 원수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울산시와 남구청은 도시화로 인한 생활하수 유입과 건천화 등으로 생태기능이 상실된 울산 도심의 무거·여천천을 되살리는 자연형 하천정화사업도 지난 2004년부터 추진해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국비와 지방비 등 총 185억원이 투입돼 하천유지수 하루 2만1000�(무거천 1만�, 여천천 1만1000�) 확보, 자연형 호안 7.18㎞(무거천 1.47㎞, 여천천 5.71㎞) 조성, 여천천 하상정비 및 준설(5.71㎞), 여천천 수질정화시설(하루 5000� 짜리 2개소) 등을 설치해 맑고 깨끗한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밖에 하천 상류지역의 복개와 하류지역의 오니 퇴적, 쓰레기 투기 등으로 악취발생 민원이 끝이질 않았던 중구 약사천에도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퇴적오니 준설(1만3037㎥), 자연형 호안조성(1.3㎞), 하천유지수 확보(하루 1만1000�), 생활오수 차단 등의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이 추진됐다.
시는 하천의 종적 생태네트워크를 회복하기 위해서 기존에 설치된 보를 철거하거나 철거가 곤란한 보는 어류의 이동통로가 되는 어도를 설치하고, 횡적 생태네트워크를 회복하기 위해 식생대를 조성하는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을 지속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시 한진규 환경정책과장은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이 완료되면 태화강과 지천은 그야말로 시민들이 즐겨 찾는 맑고 깨끗한 친수공간으로 거듭나고, 생태계도 되살아나 생물종의 다양성도 확보될 것"이라면서 "향후 여천천 등 지천의 복개구간도 걷어내 완전한 자연형 하천으로 탈바꿈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2008.04.02 22: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