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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해룡천, 어디로 가나?(6)

아쿠오 2008. 1. 8. 16:38

 

[순천시민의신문]

 

◆기획◆ 사라진 해룡천, 어디로 가나?(6)
복개된 해룡천, 복원 요구 높아져
◇ 전국적으로 전문가와 지역주민 의견수렴을 통한 지연형 하천 복원 우수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안양시 학의천 전경.

복원 시 재해예방, 환경기능 개선 기대
교통대책, 유지수 확보 등에서는 어려움


최근 하천 복개로 인해 도심하천의 수질오염과 홍수피해 가중, 하천의 생태적 기능 상실 등이 문제가 되면서 복개하천 복원 시도가 전국 각지에서 전개되고 있다. 해룡천의 경우도 최근 순천시가 도시관리계획을 통해 복개된 해룡천 일부 구간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검토하면서 해룡천 복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복개되어 있는 해룡천이 복원될 경우 기대되는 긍정적 효과는 매우 크다는 게 관계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천의 기본적 기능이라 할 치수와 이수, 환경적기능 측면에서 살펴볼 때 먼저 치수와 이수 기능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복개하천의 경우 복개구조물(하천 내 콘크리트 기둥 등)로 인해 통수단면적이 줄어들어 홍수 때 침수피해를 유발하지만 원래의 하천으로 복원할 경우 홍수피해를 줄이는 등 각종 재해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하천수를 방화용수나 생활용수로도 활용이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또 해룡천이 복원되면 복원된 해룡천은 시민들의 휴식 또는 교육, 레크레이션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음은 물론 복원된 하천 자체가 공원의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신도심지역의 공원 조성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룡천이 복원될 경우 관광자원화 가능성은 물론 인근지역의 유동인구 증가로 인한 지가상승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기능을 할 수 있다.

환경적으로도 해룡천의 수질개선은 물론 하천에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게 되어 도심지의 생물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고, 도심의 열섬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해룡천을 복원하려 할 경우 나타나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우선 현재 복개된 해룡천 대부분이 도로 또는 주차장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교통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례저수지에서 시작된 해룡천 복개구간이 홈플러스와 조은프라자, 국민은행, 연향동 대형약국, 풍덕동 홈에버까지 연결되어 있는데, 이 구간의 주요 도로와 주차장이 하천으로 복원될 경우 심각한 교통문제를 유발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천 유지수 확보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룡천의 경우 유역면적이 좁아 상시 흐르는 수량이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신도심 개발과정에 대부분 우수와 오수의 분리, 콘크리트 구조물로 인한 투수면적 감소 등으로 인해 별도의 하천 유지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평상시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막대한 복원사업비 확보도 문제이다. 현재 순천시 계획에 따르면 조은프라자 일대 500여 m를 복원하는 데에만 약 110억 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나타나 해룡천 모든 구간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해룡천 복원과 관련한 찬반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신화철 시의원은“집중호우 때 복개하천에서 역류한 물로 인해 신도심 상당지역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전제한 뒤“침수피해 예방과 복개구조물로 인한 재난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해룡천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례동에서 오랫동안 생활해 온 박병선 전 시의원도“예전에는 조은프라자 앞에서 물놀이를 했던 추억이 남아 있다”며“해외의 선진지역을 다녀보며 복개된 해룡천을 하루 빨리 복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복개하천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지역 전문가들도“복개하천을 복원하려고 할 경우 국비확보가 비교적 쉽다”며“주민들도 복개하천 복원에는 호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룡천의 하류(풍덕동 홈에버에서부터 순천만 연결지점)에 대한 자연형하천 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환경보호과 허성실 씨는“도심에서 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은데, 해룡천의 경우 하천 유지수 확보도 어렵고, 하천구배(경사도)가 낮아 유속 확보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하천 복개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순천시 건설교통국장을 지낸 임상호 순천경실련 상임대표도“해룡천은 복개 이전에도 하천유지수가 많지 않아 물이 고여 악취가 발생했던 지역”이라며 하천 유지수 확보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또“물론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 가능하겠지만 해룡천 복원 여부는 순천시의 예산규모를 따져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룡천 복원 찬반논란 속
“복원 타당성 검토 용역 필요” 주장

순천시가 도시관리계획을 통해 해룡천 일부 구간 복원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룡천 복원 여부에 대한 전문기관의 타당성 조사용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순천YMCA의 박두규 사무총장은“복개된 해룡천을 복원하려는 계획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전문기관으로부터 해룡천 복원 여부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룡천을 복원할 경우 나타나는 여러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교통대책이나 하천유지수 확보, 소요재원 확보 등의 어려움이 제기되는 만큼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포함한 전문기관의 해룡천 복원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순천시의 경우 해룡천 자연형하천 정화사업을 추진하면서 해룡천 일부구간을 복원하는 방안에 대한 설계용역팀의 검토가 있었으나 해룡천 복개구간 복원 여부는 자연형하천 정화사업 대상구간에 포함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해룡천 복원 여부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깊이 있는 검토가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해룡천 복원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지역주민 의견 수렴은 물론 전문기관의 타당성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복개하천 복원, 다른 지역에서는?

해룡천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교통대책 마련과 함께, 예산확보, 지역주민 설득, 하천유지수 확보 등이 해결되어야 한다.

먼저 복개하천 복원에 필요한 사업비 확보의 경우 큰 어려움으로 제기되지 않고 있다. 최근 환경부에서도 복개하천 복원을 적극 권장하고 나섬에 따라 국비확보가 비교적 쉬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청계천 복원 때는 노후화 된 청계고가도로에 보수예산이 적지 않게 소요되는 만큼 이처럼 낭비될 예산으로 청계천을 복원한다는 전략을 마련하였다. 제주 산지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복개하천 위에 건립된 건축물의 노후화로 철거를 추진하는 과정에 복개하천을 복원한 것이다. 전주 노송천의 경우에는 복원사업비의 70%를 국비로 지원받아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룡천의 경우 하천 유지수 확보도 문제인데, 청계천의 경우에는 한강 물을 침전방식으로 1차 정수한 뒤 상류로 올려 보내 복원구간 최상류에서 방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막대한 전기료 사용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 홍제천의 경우에도 청계천과 같은 방식을 띄고 있지만 한강의 복류수를 취수하는 것이 청계천과는 대비된다. 제주 산지천의 경우에는 청계천이나 홍제천과 같은 인위적 하천유지수 확보방식이 아니라 곳곳에서 뿜어져 올라오는‘용천수’가 하천 유지수로 활용된다. 전주 노송천의 경우에는 상류에 있는 저수지의 수로를 변경하여 노송천의 하천유지수로 끌어오는 방식과 함께 하수종말처리장 처리수를 하천유지수로 확보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다음으로 교통대책과 주민 설득이 문제인데, 대부분의 복개하천 복원지역에서는 교통대책을 마련하면서 복개하천 복원 구간의 차량흐름을 다른 도로로 전환시켜 해결하고 있고, 주민설득의 경우 최근 복개하천 복원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높아지면서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성종상 교수
하천특성 무시한 획일화 된 복원은 문제

상류 지천부터 복원하는 게 바람직



최근 복개하천을 복원하는 사업이 유행처럼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성종상 교수는 최근의 복개하천 복원사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복개된 하천을 자연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복개하천 복원사업이 지질이나 지형 등 하천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획일화, 단순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우리나라 복개하천 복원의 모델처럼 활용되고 있는 청계천 복원과 관련“복원을 너무 서두르다 보니 청계천의 생태적 가치, 문화적 가치를 모두 덮어버리고 복원하는 것에만 만족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계천의 하천유지수 확보와 관련해서는“자연하천으로 복원한다고 하면서 가장 반생태적 방식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태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려면 무리해서 반자연적인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청계천의 유역이나 강우특성 등 환경 전체를 살펴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당장 손쉬운 방법으로 한강물을 끌어오는 방법을 쓴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성 교수는“하천을 자연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상류 곳곳에 웅덩이와 같은 작은 보를 많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류 곳곳에 물을 저장하는 웅덩이는 소규모 물 저장시설로 그 역할을 하면서 홍수 때는 홍수 조절기능을 담당하고, 평시에는 물을 저장하고 있다가 증발을 통한 도시의 가습효과를, 지하로 스며들어서는 지하수 고갈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에서 나타나고 있는 건천에 있어서도 의견을 제시하였다.“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하천에는 물이 많아야 하고, 물은 깨끗해야 하고, 물고기가 헤엄쳐야 한다는 일방향만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대표적 건천인 제주도의 하천 모습. 서울대 성종상 교수는 우리나라 하천 대부분이 건천인 만큼 그 특성을 살린 하천 복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연하천은 경사가 심한 지형특성과 여름철에 강우가 집중되는 강우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하천이 물이 많이 흐르지 않는 건천인데도 정치인들이 표만 의식해 하천에는 물이 흐르도록 하고, 수질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물고기가 헤엄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건천은 지저분하고 냄새가 날 수도 있지만 지하수의 통로이자 지하수의 수위를 높여주는 긍정적 기능을 하고 있는데도 일본이나 독일과 같은 하천관리 선진국처럼 온전한 자연의 모습을 찾아가기 위해 기다림과 인내를 보여주지 못하고, 획일화 된 하천관리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개하천 복원 지점에 있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성종상 교수는“하천관리에 있어서는 상류가 깨끗해져야 하류가 깨끗해지는 만큼 상류의 지천부터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류 지천을 복원할 때는 교통문제도 덜하고 땅값도 싸기 때문에 자연상태로 복원하는 것이 쉽다는 설명이다. 특히 상류 복원과정에 문제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개선이 쉽기 때문에 그 같은 경험을 살려 중심부를 복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청계천을 비롯한 대부분의 복개하천 복원 지역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시내 중심구간만 복원하고 있는 것은 하천복원 본래의 목적보다는 주민들의 눈길이 많이 미치는 곳에 변화를 주어 득표에 도움을 얻겠다는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 다는 설명이다.


환경운동연합 이현정 부장
“제2의 청계천 나올까 걱정”

최근 복개하천을 복원하려는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선진지 견학을 갈 때 빼 놓지 않는 곳이 청계천이다. 이 때문에 환경운동연합 물·하천팀의 이현정 부장은“제2, 제2의 청계천이 나올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80년대에 한강에 둔치를 만들어 주차장과 체육시설 등을 만든 것이 계기가 되어 전국의 하천에 인위적으로 둔치를 만들어 주차장과 체육시설을 설치했던 것처럼 이제는 청계천이 복개하천 복원의 모델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이다.

이현정 부장은 청계천 복원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하천 유지수 확보방법’이라고 지적했다.“한강물을 인위적으로 펌핑하여 흘려보내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인 화석연료 사용을 통한 지구온난화를 가중시키는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하천유지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류 발원지부터 복원해야 하고, 소규모 하수처리장이나 저류지 설치 등을 통한 빗물 재활용 방안도 검토가 가능한데, 단기간 효과만을 노려 가장 손쉬운 방법인 한강물을 끌어온 것은 하천을 정치에 이용한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그리고 청계천의 하천 폭이나 유량, 유속을 인위적으로 일정하게 확보한 것과 상류구간의 하천 바닥을 콘크리트로 만들어 생물 서식이 어렵게 만든 것도 문제로 지적하였다.

이현정 부장은 이어 전국의 하천 복원사례 중 안양 학의천과 안양천을 우수사례로 지적하면서“민관협의체인 안양천살리기 네트워크를 통해 전문가와 주민의견을 수렴하여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한 것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학의천의 경우 일반 하천과 달리 하천의 한쪽에는 사람출입을 원천적으로 제한하여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기획취재2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기자

제322호 / 기획 특집 / 0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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