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

여천천을 진정한 생태하천으로 만들자

아쿠오 2008. 3. 11. 11:58
[돝질산을 시민공원으로]여천천을 진정한 생태하천으로 만들자
양시천 (주)한국아쿠오시스 대표

수질여건 조절해 자정 도와야
환경 개선·생육조건 가꾸기도
주변과 조화된 생태하천 기대



반세기 동안 우리 나라는 세계가 부러워할 경제 발전을 이루어 왔으나 생활환경이 손상되는 것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어느 새 우리의 하천들은 심하게 훼손되고 오염되었으며, 특히 도심지 소하천들은 생활의 편의성만을 추구하는데 급급하여 콘크리트로 뒤덮인 하수구 신세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쾌적한 생활환경에 대한 욕구가 점점 높아져 도심지 하천을 되살려 내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울산에서도 여러 소하천의 수질과 환경을 개선하려는 민관의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눈에 보이는 많은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생태하천'을 표방하며 시도된 몇몇 하천 개선 사업에서 생물의 자연적인 생육환경을 배려하기 보다는 인공적인 조경과 치수에 비중을 더 두는 것 같은 인상이 들어 아쉬울 때가 많았다.

여천천의 경우 다른 하천으로부터 복류수를 끌어와 공급하고 하상을 준설하며 수질정화시설을 설치하는 등 예산의 투입과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아직 만족할 수준의 수질환경에 도달시키지 못하였으며, 추가의 계획들이 보도되고 있다.

이 중 중요한 것들이 하상의 준설과 태화강 하구 기수(민물과 바닷물이 합쳐진 물)의 도입이다. 그런데 여천천을 관심 있게 관찰해보면 악화된 수질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질 자정작용을 수행하고 있으며 하천수와 수변의 생태계가 나름대로 유기적으로 작동되고 있다는 것과 주변의 여천근린공원과 삼산매립장 완충녹지 등이 서로 연결되는 하나의 비오톱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

따라서 여천천의 생태하천 복원에는 보다 폭 넓은 시각에서 신중한 접근을 시도하여 여천천을 수변 환경과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명체에게 다양한 서식처를 제공할 수 있는 진정한 '생태하천'으로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염된 하천수의 오염 성분은 생태적인 방법으로 분해되어 제거될 수 있도록 유입수와 하천 내의 자연 조건을 조성하여야 할 것이며, 하천 바닥의 오염성분도 준설과 같은 물리적인 제거보다는 하천수질의 향상에 따라 저절로 삭아 소멸되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질 생태 여건을 조절하여 주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준설은 현재의 생태계(비록 혐기성 또는 저산소성 생태계이기는 하나)를 손상시키며, 또 다른 오염물질의 발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천천은 울산시 도심지 내의 다른 어떤 하천보다도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여천천 주류는 공업탑로터리 부근에서 소정교에 이르는 복개구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간이 울산대공원, 야음성당, 야음공원, 돝질산 등의 초목지나 습지에 연접하여 있으므로 그만큼 더 건전한 생태계 유지에 유리한 것이다.

특히 여천천의 야음성당 부근에서 돝질산 자락에 이르는 약 3km 구간은 언제나 물이 고여 있는 습지 지형을 이루고 있으며 이곳은 악화된 수질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 왕성한 습지생태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야음공원 방향으로는 오래된 자연습지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따라서 이곳의 환경을 개선하고 습지 생태계에 어울리는 생육조건을 가꾸어주며 다양한 수생 동식물을 복원시킨다면 여천천은 국내의 여타 인공 조경형 하천과는 격이 다른 독특한 도심지 내 '다자연형 하천'의 조성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시민들 모두가 뜻을 모아 붕어가 헤엄치고 개구리가 살며, 뱀이 나타나고 잠자리가 마음 놓고 알을 낳을 수 있는 미래형 자연하천을 울산 도심에 탄생시킬 수 있기를 바래본다.

[2008.03.10 22:46]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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