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일반울산

상수도 수급정책 전환해야[조홍제]

아쿠오 2008. 6. 13. 17:37
[전문가 기고]상수도 수급정책 전환해야

지난 10여년동안 소규모 댐 건설을 통한 맑은 물 공급방안의 필요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주장이 제기되어 왔으나, 현 울산시의 상수도수급의 현황과 예산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울산시의 상수도 수급능력과 운영체계가 양적 위주로 추진되어왔기 때문이며, 실제로 양적인 면에서는 수급능력에 여유가 있다. 그동안 울산시의 상수도 정책은 안정적 공급에 두었고, 그 결과 회야댐 및 대곡댐 건설과 낙동강 물 도수터널 건설 등을 추진하여 2020년 까지는 물공급에 여유가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물이용에 대한 계절적 변화는 있으나 겨울에서 봄까지 약 5~6개월 정도는 수질이 4급수 전후의 낙동강 물에 40%정도 의존하고 있고, 주요 생활용수공급원인 회야댐도 상류지역의 공장증설과 서창지역의 개발로 인해 수질악화와 심리적 불안이 증가되고 있는 상태이다.

비록 회야댐 상류지역에 대한 차집관거 설치 및 기존 종말 처리장의 증설과 고도정수처리 등으로 양질의 수돗물 공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맑은 물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수질이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 사연댐과 대곡댐의 원수를 이용하는 천상정수장도 고도처리시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이를 반증해준다.

장기적으로 볼 때, 회야댐과 사연댐 및 대곡댐의 원수의 수질을 현상태로 유지하기가 쉽지않을 것이며, 시민들의 맑은 물에 대한 요구 또한 더욱 강해질 것이다. 현 시점에서 울산시의 상수도 수급정책을 맑은 물 확보 및 공급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현재도 '수돗물=맑은 물'이라는 관점에서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으나, 회야댐을 비롯한 상수도 원수의 수질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에 고도정수처리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수자원 개발을 위한 댐 건설 등의 어려움과 10수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물공급이 양적인 면에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상태이므로 지금이 울산지역내 소규모댐 건설이나 인근지역의 맑은 물 확보를 위해 정책을 전환할 가장 좋은 시기이다.

최근에는 국내외적으로 물에 대한 수리권이 지자체별로 강하게 주장되고 있으므로, 두 지자체 이상을 연계해서 운영하는 광역상수도나 국가차원의 대규모댐 건설과 같은 수자원개발 사업이 아닌 경우에는 타지역의 물을 이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한 지역에서 물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생활·공업용수와 하천유지용수 등 수요 및 공급에 대한 물수지분석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울산은 태화강 및 회야강 등 주요하천에서는 댐 건설 등 추가 개발여력이 거의 없고 오히려 하천유지용수 등 수요는 증가할 것이다.

현재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태화강유역 종합치수계획에 따르면, 핵심내용이 사연댐을 3∼5m 승고하여 태화강의 치수를 조절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사연댐을 승고하더라도 유역면적이 작고 대곡댐과 연계되어 있어 물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는 거의 없고, 반구대암각화보존 등과 연계되어 있어 실현 불가능할 것이다.

현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4개의 소규모 댐은 경주 지역의 형산강 상류와 동해안으로 유출되는 소유역으로 울산지역 자체에서 개발 가능한 유일한 수자원으로써 한정적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수자원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낙동강 연안지역 물 확보 방안에 제2밀양댐 건설과 울산지역 소규모 댐건설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처럼 광역상수도 개념에서 접근하면 울산시의 예산 없이도 밀양댐의 물을 확보하거나 소규모댐도 신설이 가능하다.

현 울산시의 상수도 수급에 여유가 있다하여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는, 과거 밀양댐 건설당시 물 이용권리를 포기하므로서 밀양댐의 맑은 물을 인근에 두고도 낙동강 물을 고도처리해서 시민들에게 공급하는 우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소규모 댐 건설 추진과 밀양댐 물 확보 노력은 울산시 상수도 수급 정책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조홍제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2008.06.10 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