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일반울산

맑은 물 확보·공급 정책 시급

아쿠오 2008. 6. 13. 17:38
[도시환경이 미래경쟁력]밀양댐 수리권 되찾아 여유물량 활용을
5. 맑은 물 확보·공급 정책 시급

지난해 울산대학교에서 열린 수돗물 불신 해소방안 심포지엄. 경상일보 자료사진
갈수기 수질 저하 등 낙동강 원수 시민 불신
상수도 확장 2단계 사업 실효성에 의문 제기
대체 수원 확보 위한 중장기적 방안 모색해야



지난 1990년대 초 울산발전추진협의회는 지역 발전을 위한 당면 현안문제로 새로운 식수원 확보와 울산국립대 설치, 시립박물관 건립 등 5대 과제를 마련해 정부에 건의했다. 이 가운데 20여년이 지난 2008년 현재까지 제대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게 새로운 식수원 확보다.

낙동강 페놀사건이 터진 1991년부터 소규모 댐 건설을 통한 상수원 다변화의 필요성이 학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울산시의 상수도 정책에 반영되지 못한 채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울산시는 2003년 타당성조사를 거쳐 지역 내 19개 댐 후보지를 조사한 결과 온양 대운댐, 두서 복안댐, 강동 신명댐, 온양 삼광댐 등 4개 댐에서 하루 11만2000�의 용수 확보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다.

시는 그러나 댐당 2만~3만� 용량의 소규모 생활용수하는데 �당 용수 개발단가가 886원~1230원에 달해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상수원 다변화 계획은 울산시의 수도정비기본계획(2016, 2020년)에 제외돼 더이상 추진되지 않고 있다.

이들 댐 건립 후보지역은 땅값이 급등하고 주택들이 마구 들어서면서 당시 4개의 소규모 생활용수댐 개발비용을 다 들여도 현재 1개 댐 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댐 건설비용이 상승해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울산은 오는 2020년까지 하루 최대 생활용수 수요량은 53만8000여�, 공급량은 55만�으로, 하루 1만1800여�의 여유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는 낙동강 원수를 하루 28만�씩 차질없이 공급받는다는 전제가 달려있다.

이같은 전제는 시민들의 생활수준 향상과 더불어 맑은물에 대한 욕구 증대로 현재 하루 15만�을 취수해 회야댐으로 공급받고 있는 낙동강계통 상수도 확장사업(1단계)에 이어 오는 2013년까지 완료할 예정인 2단계 사업(13만�)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울산의 낙동강 원수 취수량은 회야댐에 2420만�, 대암댐 492만� 등 총 2900여만�에 달했다. 울산이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갈수기 자체수원이 고갈될 때만 낙동강을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연중 5~7개월은 생활용수 일부를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낙동강 원수의 경우 갈수기의 수질저하, 툭하면 터지는 수질오염사고와 지지부진한 수질 개선,대운하 건설 등 온갖 악재로 시민들의 수돗물의 수질 자체를 불신하게 하는 근원이 되고 있어 2단계 확장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낙동강 원수를 대신할 대체 수원으로 대운, 복안 등 기존 4개댐을 우선 개발해 하루 11만�가량의 생활용수를 확보하고, 수질이 양호한 북구 송정동 일원의 동천 지하댐(하루 1만2000�)을 개발하면 낙동강 물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댐 개발이 막대한 투자비용과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밀양시와 양산시, 창녕군의 평균 이용률(43.5%) 저조로 아까운 수자원이 낭비되고 있는 밀양댐의 여유물량(하루 8만4000여�)을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수도 전문가들은 "밀양댐 상류 유역 면적의 31%를 울산이 점유하고 있는 만큼 밀양댐에 대한 수리권을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면서 "댐 건설 당시 울산시가 미래를 대비한 투자로 수리권을 확보했다면, 이처럼 청정수원을 갈망하는 사태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울산시는 낙동강 원수의 수질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며, 원수를 고도정수처리를 거친 뒤 공급되기 때문에 낙동강 원수에 대한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다각도의 대체 수원 확보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울산대 조홍제 교수는 울산의 대체수원인 소규모 댐 건립이나 밀양댐의 수리권 확보, 제2밀양댐 건설 등을 국토해양부(한국수자원공사)가 개발의 주체가 되는 광역상수도사업으로 추진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조언을 했다. 밀양댐 물을 사연댐으로 끌어들이는 관 매설비용(약 33㎞·462억원)과 천문학적인 댐 건설비용도 울산시 자체 재원으로 충당하지 않고 양질의 맑은물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낙동강 원수가 없다면 울산은 엄연히 상수원수가 부족한 도시"라면서 "다른 지자체들은 자체 수원 확보를 위해 물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데 울산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 시민들이 불신하는 낙동강 원수 대신 자체 수원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인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2008.06.10 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