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항만 보안 1등급 타이틀 무색
항만 물동량
1억7000여만t으로 전국 3위 항만이자 국내 최대 액체화학 처리항만인 울산항이 각종 전염성 세균들의 서식처로 전락하면서 항만안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석탄이나 각종 곡물을 취급하면서 그동안 악취와 분진 등으로 몸살을 앓아 왔던 울산항이 전염성 세균까지 겹치면서 전국
최대의 오염항만으로 치닫고 있다. 분진과 악취에다 병원성 세균마저 득실되면서 국가항만 보안 1등급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12일 오전 9시30분 국립울산검역소 최교영 소장, 홍혜숙 김정수 이용수 검사관과 함께 바닷물의 온도와 염도를 측정,
오염실태조사를 위해 울산본항, 석탄부두, 2·3부두 일대를 찾은 결과 이같은 결론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3년여에 걸친
조사결과에서도 가장 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 꼽혔던 이 지역에서는 공단에서 흘러나온 하수가 심한 악취를 뿜어내며 바다로 떠 내려오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화학제품에서 나오는 듯한 매케한 냄새가 코를 찔렀으며 탁도가 심해 육안으로도 유해성 세균들이
보이는 듯 했다. 이날 검사관들은 현장검사를 실시했으며 탁도와 PH, 세균검사의 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올 예정이지만 심각성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최교영 국립울산검역소장은 "울산항 일대에는 치사율이 50~60%에 달하는 치명적인 병원균 마저 검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 국가와 중국 등 오염지역을 경유해 입항한 선박들이 머문 울산본항과 장생포항, 온산항 일대 해수와
하수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세균들이 다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중국 등지를 경유한 외항선박의
오염상황은 최근 2년 사이 해양생태계 차원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항내 오염도를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해외 유입전염병 병원체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울산항의 오염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가 울산항
등지에'국외유입 세균오염원을 차단하라'는 보건조치까지 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 가다간 울산항은 '세균항만',
'더티(Dirty)항만'으로 각인돼 선진항만으로 도약하려는 울산시의 전략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최 소장은 "언제든지 사스나
조류인플루엔자가 항만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2006.09.12
2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