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울산

태화강둔치 인조잔디구장 논란

아쿠오 2007. 11. 5. 14:39
[사회]태화강둔치 인조잔디구장 논란
환경단체 "생태하천에 반환경 시설 허용 탁상행정" 지적

'생태하천에 왠 인조잔디구장?'

울산시가 울산의 랜드마크인 태화강을 친환경적인 친수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면서 둔치 내에 반환경적인 인조잔디구장 설치도 허용해 생태도시의 환경행정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울산시는 2일 태화강 둔치 일원에 자전거 순환도로망 구축과 수목 식재, 체육시설 전면 재배치 등을 통해 태화강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생태하천'으로 변모시키는 '태화강 둔치시설이용 종합계획'을 마련,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 계획에 따라 중구 태화동 불고기단지 앞 둔치를 비롯해 둔치 곳곳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축구장(11면)과 족구장(2면), 테니스장(2) 가운데 대부분은 폐쇄하거나 잔디광장으로 바꿀 방침이다. 태화강 하천정비기본계획이나 '글로벌 생태하천 조성'을 목표로 한 '태화강 마스터플랜'의 기본계획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그러나 지난해 10월 울산 중구청에 10억원의 시 교부금을 내려보내 친환경적인 수변공원 개발을 지향하는 태화강 둔치에 인조잔디구장 설치를 허용했다.

중구청은 '태화강 둔치 인조잔디구장 조성사업비'라는 설치 장소와 용도까지 지정된 이 예산을 활용해 내년 상반기까지 태화강 불고기단지 앞 일원에 2면의 인조잔디구장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당초 목적사업 대로 예산을 쓰지 않으면 시에 반납하거나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하는 탓에 1년여간의 검토 끝에 시설 설치를 확정했다.

하지만 울산시는 최근 태화강 둔치시설이용 종합계획을 수립하면서 이 지역에 하천정비기본계획상 반영된 실개천은 조성하지 않고 대신 축구장(3면)과 롤러스케이트장, 테니스장을 없애고 초화류 꽃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천연잔디 구장을 설치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유지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인조잔디 구장을 선택한 것 같다"면서 "하천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생태적인 시설 설치를 협의해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글로벌 생태하천을 추구하면서 한 쪽에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반환경적인 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2007.11.02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