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울산

3년 공사 척과천 물고기 씨 마른다

아쿠오 2007. 11. 7. 17:48
3년 공사 척과천 물고기 씨 마른다
태화강 생태연 조사 중·하류 피라미도 없고 상류 극소수 확인

척과천에 고기 씨가 말랐다. 김상국 태화강생태연구소장이 고기가 하나도 없는 빈 어류채집망을 들어보이고 있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흙탕물·건천화로 생태계 훼손 심각
앞으로도 공사 2년가량 더 계속될듯


콘크리트 제방과 돌망태 설치 등 척과천 개수공사가 3년째 이어지면서 송사리 등 어류가 거의 '씨가 마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앞으로도 공사 기간이 2년 가량 더 이어질 예정이어서 생태계 보전을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5일 태화강생태연구소(소장 김상국)와 함께 척과천 어류 실태 조사를 위해 채집을 실시한 결과, 하류 부근인 차밭다리 아래에는 아예 피라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채집망으로 다섯 차례나 조사했으나 어류는 발견되지 않았다.

400여� 가량 상류에 위치한 다운교 아래에서의 채집도 결과는 차밭다리 아래와 다르지 않았다.

하천 개수공사가 이뤄진 최상류인 서사교 아래에서의 세 번째 채집에서 겨우 피라미와 갈겨니 버들치 치어들이 발견됐다. 하지만 개체 수가 워낙 작은데다 대부분 치어들이어서 조만간 공사가 재개되면 올 겨울을 날기가 힘들 것으로 보였다.

김상국 소장은 "연중 2차례 이상 채집을 하면서 어류 실태를 관찰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어류가 자취를 감춘 상황은 관찰 이후 처음"이라며 "공사를 시작하기전만 해도 송사리 버들치 갈겨니는 물론 기름종개 왕종개 미꾸라지 잔가시고기 돌고기 동사리 검정망둑 밀어 붕어를 흔히 볼 수 있었는데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이런 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수량이 그렇게 많은 하천은 아니었지만 물길이 마르지 않았었는데 공사로 인해 물길도 좁아지고 수량도 줄어 건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척과천 어류가 거의 사라지게 된데는 3년 가까이 공사로 인한 흙탕물과 시멘트물이 뒤섞여 흐른데다 하천을 물 흐름을 빠르도록 하는 바람에 건천화가 함께 진행되면서 빚어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척과천 개수공사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지난 2004년 10월 129억원을 들여 울산시 중구 다운동에서 울주군 범서읍 척과리까지의 10㎞ 구간에 대해 홍수를 방지하기 위한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08년 9월 완료를 목표로 공사를 실시 중이다. 현재 공정이 60% 가량에 불과하고 예산 배정, 보상 등 변수가 많아 공사기간이 1년 가량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울산환경운동연합과 생명의 숲 등은 최근 척과천의 생태계 보전을 위한 공동조사를 울산시에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2007.11.06 22:53]